Aurora Princess
Watch now!
Hide for 24 hours
Series
Post
Go back
와일드캣 칼럼 / Wildkat's column
슈퍼히로인 장르에 대한 와일드캣의 생각 Wildkat's thoughts on the Superheroine genre
Wildkat
내가 이 일을 하는 이유는 / Why I Do This Work
《1. 그 단어 하나에서》나는 초등학교 4학년이었다.열 살 즈음의, 아직 세상의 구조도 모르던 때.그 무렵, 우연히 듣게 된 단어 하나가 있었다.“원더우먼.”그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때,나는 그게 무슨 뜻인지조차 알지 못했다.‘우먼’이 여자라는 뜻이라는 사실마저 몰랐던 시절이었다.하지만 그 단어는 이상하리만치 뇌리에 깊게 박혔다.한 번 들은 뒤로는 쉽게 잊히지 않았다.아니, 그 단어는 잊히는 법이 없었다.뜻도 모른 채,나는 그 단어를 자꾸 되뇌곤 했다.입으로 중얼거릴 때마다묘한 기분이 들었다.뭐라고 말하긴 어려웠지만,누군가에게 들키고 싶지 않은 기분.지금 생각해 보면,그게 아마 내가 처음으로 성에 눈을 뜬 순간이었던 것 같다.보통은 또래 여자애들이나 선생님처럼현실에 있는 누군가에게 끌리는 게 자연스러웠겠지만,내 경우엔 그게 아니었다.내게 그 감정을 처음 일으킨 건,‘원더우먼’이라는 단어 하나였다.그 시절엔 인터넷이 없었다.내가 원더우먼의 흔적을 찾을 수 있었던 건텔레비전과 신문,그리고 엄마 손을 잡고 가던 동네 미용실에 놓여 있던 여성 잡지 정도였다.신문에서 그녀가 나오면 오려서 스크랩해 두었고,미용실 잡지에서라도 모습을 발견하면어른들의 눈을 피해그 페이지를 몰래 찢어오기도 했다.지금 생각해 보면,그게 집착의 시작이었다.나는 원더우먼이라는 존재를 찾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2. 좆 된 인생, 끝까지 남은 것》 그때의 나는 딱히 뭔가를 잘하는 사람이 아니었다(솔직히 말해서, 지금도 마찬가지다).공부도, 게임도, 인간관계도 전부 서툴렀다.딱히 남들보다 앞서는 재능 같은 건 없었다.어렸을 땐 개그맨이 되겠다고 했고,철권을 좋아해서 게임 개발자가 될 거라고 했고,성우가 되겠다고도 했다.그때는 진심으로 내가 뭔가 될 줄 알았다.그냥, 그렇게 믿고 싶었다.하지만 막상 그 모든 걸‘시험’이라는 현실 위에 올려보면결과는 항상 뻔했다.나는 평범했다.아니, 평범 측에도 미치지 못하는 사람이었다.지금에 와서 돌아보면,그 모든 꿈을 정말로 원했던 것도 아니었다.그저 남들보다 나은 재능 하나쯤 있으면그걸 믿고 조금은 덜 불행한 인생을 살 수 있지 않을까,그 정도의 욕심이었다.희망이 아니었다.착각이었고, 욕심이었다.그리고 20대의 끝자락,나는 완전히 알게 됐다.내 인생은 완전히 좆 됐고,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걸.고졸에,기술도,특기도,재능도,확신도,미래도 아무것도 없었다.다만,여전히 원더우먼의 19금 패러디를 검색하며컴퓨터 앞에 앉아 자위를 하는 나만 남아 있었다.다른 모든 건 변하고, 사라져도원더우먼에 대한 왜곡된 성욕만은사라지지도,질리지도,멈추지도 않았다.예전에 읽었던 하루키 소설의 한 문장이 떠올랐다.“사람은 물에 빠지면 물에 대한 끔찍한 트라우마가 생기는데,어째서 여자한테 빠지면 그런 트라우마는 안 생기냐고.”그런 말이었던 걸로 기억한다.나도 그랬다.나는 원더우먼에 지독하게 빠졌지만,아무리 오래 붙잡고 있어도한 번도 지겨운 적이 없었다.그건 팬심이니 애정이니 그런 것 따위가 아니었고,욕망이라는 말로도 부족했다.그건, 내가 가진 유일한 무언가에 대한 집착이었다. 《3. 끝도 없이 서 있던 벽 앞에서》 그 시절의 나는그저 욕망을 소비하며 살아가는 사람이었다.어떻게든 이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들과온라인에서 몇 마디를 주고받으며,그 안에서 서로의 망상과 판타지를 교환했다.그게 전부였다.그게 전부였고,그조차도 나에게는 겨우 붙잡고 있는 유일한 연결선이었다.사회는 나를 원하지 않았다.정규직?어딜 가도 나 같은 사람을 뽑아주는 곳은 없었다.그래서 난신촌 고깃집에서 새벽 다섯 시까지 불판을 닦거나,호프집에서 서빙을 하거나,계약직, 단기 알바, 잡다한 일들을 전전하며숨을 쉬는 대신 시간을 넘겼다.그렇게 번 돈으로외국의 원더우먼 패러디 영상을 사거나 공유하며,컴퓨터 앞에 앉아 혼자 그것들을 틀어놓고자위를 했다.부끄럽다 말할 수도 있겠지만,사실 그조차도 내겐 삶의 이유였고, 전부였다.엉성한 영상들이었다.어설픈 연기, 조악한 의상, 형편없는 시나리오.하지만 나는 어떻게든, 돈이 아깝다는 이유만으로라도 끝까지 봤고 자위를 했다.그리고 현자 타임이 오고 나서야,비로소 머릿속에 떠오른 감정을 붙잡고 하나씩 분석하기 시작했다.그리고 속으로 생각했다.“아잇, 시발… 내가 만들어도 저거보단 낫겠다.”그건,패배자의 마지막 자기 위안 같은 거였다.나도 안다.내가 뭘 할 수 있겠는가.영화 관련 학교를 나온 것도 아니고,연출을 배운 적도 없고,하다못해 관련된 알바 한 번 해본 적조차 없었다.무엇보다 돈도 없었고.그 모든 생각은 딱 거기까지였다.‘내가 뭘 만든다’는 발상 자체가, 그땐 감히 할 수 없는 일이었다.무엇보다나는 나 자신에게 아무런 믿음도 없었다.그런데도 이상하게,‘내가 만들면 더 나을 것 같다’는 허황된 자신감 하나만큼은진짜처럼 느껴졌다.나는 그 화면들을 멍하니 바라보며핀트를 완전히 잘못 잡고 있다고 생각했고,분명 내가 더 나을 거라 생각했다.그게욕망 때문인지,좌절 때문인지,혹은 그냥 우울한 자위의 결과물인지 모르겠다.아마 지금도 전부는 모를지도 모른다.다만 그 시기의 나는욕망 앞에 무기력한 채,그저 소비하고,불만족하고,그러면서도 말하지 못한 채입을 다문 사람일 뿐이었다.하지만…현실의 도저히 넘을 수 없는 벽이내 앞에높고 무심하게 서 있었다.해보기도 전에 지쳐버리는 느낌...도전이라는 단어조차 웃음거리처럼 들리던 시기.나는, 그냥 그런 사람이었다.내가 할 수 있는 건 망상과 자위뿐이었다.그리고 그마저도, 스스로를 겨우 붙잡기 위한 방식이었다.  《4. 그날, 나는 죽었다》 정확히 왜였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다만 그날, 나는 한낮의 버스를 타고 있었고버스는 한강 다리를 건너고 있었다.그때 버스 안 풍경은 아직도 또렷한데.몇몇 승객들이 창문을 열어 두었고,그 틈으로 불어온 따스한 바람이버스 안을 상쾌하게 만들고 있었다.나는 손잡이를 잡고 서 있었다.그 바람을 얼굴로 받으며, 평화로운 기분이 들었고 나른하고 졸린 느낌이 들었다.노약자석에 앉아 있던 할머니,하교 시간이 아닌데도, 땡땡이를 친 건지 교복 차림으로 버스에 탔던 여고생,햇살에 앉아서 졸고 있던 아저씨.그 모든 게 한 장의 사진처럼 아직도 선명하다.그리고 다리가 무너졌다.비유가 아니다.정말로 다리가 무너졌고,버스는 아무런 예고도 없이그 거대한 다리 위에서 한강으로순식간에 빨려 들어갔다.추락하는 버스 안에서,모든 게 뒤엉키는 그 순간,내 머릿속에선 주마등처럼수많은 장면들이 스쳐 지나갔다.그런데 이상하게도나는 단 하나의 생각만을 붙잡고 있었다.가족도, 부모님도 친구도 아니었다.그 순간, 오직 내 머릿속에 든 가장 큰 후회는"내가 만들었어야 했다. 적어도 시도라도... 적어도 한번은 시도라도 했어야 했는데."한강 물속에 빠진 나는 발버둥도 치지 않았다.가라앉는 내 손을 바라보며, 이미 늦어버린 일들을그저 후회할 뿐이었다."내 손으로 만들어 봤어야 했는데...적어도 한 편, 한 편 정도는 내 손으로 시도해 보고 죽었어야 했는데...!”다른 건 아무 상관 없었다.지금까지 망쳐온 인생도다 사라져도 상관없었다.그거 하나는,내가 했어야만 했다.그리고 나는,꿈에서 깨어났다.정말 드라마처럼,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온몸이 식은땀으로 젖어 있었다.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순간,나는 내가 지금 깬 건지,아니면 죽은 건지구분할 수 없었다.문득, 구운몽이 떠올랐다.꿈속의 나비가 나인지,나비의 꿈이 지금의 나인지.한강에 추락해 죽은 내가 현실이고,깨어난 지금의 내가오히려 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사람들은 말할지도 모른다.“성수대교 붕괴 같은 사건을 겪은 세대니까, 그런 꿈을 꾼 거겠지.”어쩌면 그럴지도 모른다.하지만 나는 안다.그날 분명히,나는 한강에 추락해서 죽었다. 《5. 기회가 온다면》 여기까지 읽으면,사람들은 마치 이게 영화처럼 흘러갈 거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꿈에서 깨어나고,무언가를 깨닫고,록키 영화처럼 화면엔 땀을 흘리며 트레이닝 날짜들이 슉슉 넘어가고,나는 멋지게 첫 영화를 기획하고,뭔가를 해내는 사람처럼삶이 전환점에 들어선다고.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꿈은 강렬했지만,눈을 떠보면 언제나 똑같은 나날이었다.나는 여전히 불안정했고,여전히 방황했고,여전히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다.다만,그 꿈이 내 머릿속에서 사라진 적은 없었다.특별한 건 없었다.그냥,살면서 문득문득 떠올랐다.한강으로 떨어지던 그 순간,내가 시도하지 못한 것에 대한 절망,그리고 후회.그 감정은내 무의식 어딘가에 깊이 가라앉아 있었다.지하철을 기다리다가도,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집에 혼자 걸어 돌아오는 길에도,컴퓨터 앞에서 예전처럼 또 다른 패러디 영상을 틀어놓고 자위를 한 뒤,어둠 속에서 웅크린 채 잠들기 전에도.‘내가 만들었어야 했는데.’‘나에게 기회만 온다면...’그런 생각들을소리 내어 말한 적은 없지만,언제부턴가마음속엔 늘 그런 식의 생각이 앉아 있었다.그건 거창한 각오라기보단,그냥 마음 어딘가에 눌어붙은 찌꺼기 같은 거였다.언제였는지,어떤 식이었는지지금 생각하면 그마저도 흐릿하지만나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왜냐하면,그날 내가 한강에 떨어져 죽었다는 걸나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으니까.지금도 나는 여전히 불안정하고, 여전히 흔들린다.모르는 것투성이고, 그저 매일을 운에 맡긴 채 살아간다.그래도 오늘도, 습관처럼 화면 앞에 앉는다.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아무도 보지 않는 어둠 속에서나는 그냥, 또 하나를 만든다.여전히 어설프지만,그때 만들지 못했던 것 같은 뭔가를조금씩 시도하고 있다.  
Wildkat
2025-04-13
[칼럼] 나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준 작품들 Part 1 / The works that influenced me the most part 1
론 산티아노 감독의 2006년도 팬 메이드 중편 작품. 원더우먼 '힘의 균형'Dear International Fans! In this series, I'm going to write about my thoughts on the genre, but I realized that my English isn't good enough to translate all of my thoughts into English. Most of all, I'm worried that my opinions will be changed. Therefore, I've decided to write this column in Korean only, so if you're not comfortable with that, please use DeepL, Papago, or Google Translate. 이 시리즈에서는 제가 어떤 작품에 영향을 받았고, 그로인해 받은 영감을 어떻게 우리 장르에 맞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가장 큰 영향은 단연 오리지널 TV 시리즈 '원더우먼'이겠지만, 각자의 위치와 방향성이 다르기도 하고, 오리진은 일종의 뿌리로서 근본적인 영감과 모티베이션을 얻을 뿐이고 앞으로 제가 만들어 나갈 슈퍼히로인 장르의 세계관과는 동떨어지기에 따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론 산티아노(Ron Santiano) 론 산티아노(Ron Santiano) 감독은 2003년 배틀 오브 저스티스 (Wonder Woman: Battle of Justice)란 단편 작품을 만들고 이후 같은 배우와 설정으로 40분짜리 중편을 만들어 낸다.Wonder Woman: Balance of Power (2006)전편인 배틀 오브 저스티스가 주차장에서의 액션씬 위주였다면(사실 액션만 존재하는) 후속편인 밸런스 오브 파워에서는 마치 오리지널 시즌 1의 연장선과도 같은 스토리 라인과 준수한 특수효과 거기에 슈퍼맨 같은 카메오의 출연까지 더해져서 당시의 나에겐 마치 이 장르의 블록버스터 같은 느낌을 주었었다.론 산티아노 감독이 나와 같은 슈퍼히로인 팬을 위해 이 작품을 만든 것은 아닐 것이다. 그는 이 영화를 통해 상업 영화 감독으로서의 경험을 쌓고, 자신의 능력을 헐리우드 관계자들에게 인정받고자 했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이 작품을 관람하면서 내가 어떤 작품을 창작해야 하는지, 앞으로 우리 장르의 미래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깨닫게 되었다. 스토리는 이렇다. World Inc. 의 사주를 받은 뉴트럴라이저라는 자가 원더우먼을 잡기 위해 스티브를 납치하고 원더우먼은 스티브를 구하려다 함정에 빠져 포로가 된다. 남은 시간 동안 원더우먼은 스티브는 물론 자신도 구출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 얼마나 심플하고 알기 쉬운 내용인가. 우리 장르에서 이 이상의 복잡한 스토리는 필요하지 않다. 영화나 드라마처럼 인간의 깊은 심리를 탐구하고 예상치 못한 반전을 주는 스토리 같은 건 우리에게 적절치 않다. 비디오 게임 'Doom'을 만든 프로듀서 존 카맥(John Carmack)이 비디오 게임에서의 스토리 라인은 포르노의 그것과 같다.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아무 상관없다고 말한 것과 같은 이치이다."게임의 스토리는 포르노의 그것과 같다. 있으면 좋긴 하지만, 그리 중요하지는 않다.""Story in a game is like story in a porn movie. It's expected to be there, but its not that important." 정말 스토리가 필요 없다는 것이 아니라 "게임은 플레이가 가장 중요하다." 라는 그의 개발 철학을 말하는 것일 것이다. 이는 우리 장르 역시 마찬가지인데, 슈퍼히로인 장르를 제작하기로 했다면, 소비자에게 무엇을 제공해야 할지, 영화의 포커스를 어디에 맞추어야 할지를 알고 있어야 한다.  소비자는 이 장르에서 복잡한 서사 따위 등을 보려고 돈을 지불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메인 스트림에서는 볼 수 없었던 강하고 아름다운 슈퍼히로인 캐릭터와 그로 인해 발생하는 은밀하고 위태로운 상황 안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고자 하는 것이지 어설픈 독립영화를 보러 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터무니없이 적은 예산으로 메인스트림을 모방해 봤자 꼴만 우스워질 뿐이고, 나를 비릇해서 적어도 이 장르에 종사하는 업계 관계자들은 그런 걸 만들 역량도 없는 것이 사실이다. 결국, 소비자는 음지 문화인 서브컬처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는 제작자의 작품에는 지갑을 열지 않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이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밸런스 오브 파워' 에서 원더우먼이 마주치는 '상황'이 흥미로운데, 뉴트럴라이저가 스티브를 인질로 잡아 원더우먼을 함정에 빠뜨릴 계획을 세운다. 원더우먼은 진실의 올가미로 갱단원을 심문하며 스티브를 찾아 나서고, 뉴트럴라이저의 함정에 점점 더 다가가게 된다. 모든 것이 자신을 포획하기 위한 계략임을 알면서도 원더우먼은 영웅으로서, 그리고 사랑하는 이를 구하기 위해 적들이 놓은 함정에 직접 뛰어든다. 원더우먼의 이러한 영웅적인 모습에 관객은 점점 극에 몰입하게 된다.스티브를 구출하기 위해 열심히 싸우지만 결국 악당에게 사로잡혀 기절하게 되고 자신의 올가미에 묶여 스티브 앞에서 숨겨왔던 본인의 아이덴티티까지 밝히게 된다. 하지만 기지를 발휘하여 결국 악당을 물리치고 스티브와 함께 무사히 탈출한다. 원더우먼이 기절하고 올가미에 묶여 자신의 약점을 적들에게 노출하고 뒤이어 이어지는 스티브와의 로맨스는 마치 제작되지 않은 시즌 1의 연장 에피소드 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과 설정은 전세계의 어느 누구에게나 이해시키기 쉽고, 특히 장르의 매니아들에게는 원작에서는  채울 수 없었던 근본적인 욕망을 해소시켜주기 때문에 그들에게 하나의 작품이자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갖게 해준다.그렇다면 이 간단하고도 이해하기 쉬운 상황속에서 관객을 몰입시키는 데에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이 무엇일까?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서 가장 큰 것은 바로 '태도'일 것이다. 감독과 배우 모두 목표가 메인스트림이기 때문에 훌륭한 태도로 작품에 참여한다. 스태프 역시 마찬가지로, 감독의 열정과 비전이 명확해 보인다면 촬영, 조명, 미술 등 어느 누구도 허투로 작업을 하지 않는다. 현장에서의 리더는 감독이며, 리더의 태도가 배우 및 스태프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에 감독이 어떤 태도와 철학으로 작업에 임하느냐가 현장의 태도를 결정한다. 나 또한 지난 십수 년간 작품을 만들어오며 이러한 덕목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앞으로의 작업에서도 심도깊게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Clips4Sale이나 기타 아마추어 홈비디오 수준의 슈퍼히로인 포르노 작품들을 살펴보면, 소재는 기발하고 훌륭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작품으로서의 최소한의 태도가 부족한 걸 알 수 있다. 이는 관객이 극에 완전히 몰입하지 못하게 되는 결과를 낳게되고, 소비자가 몇 차례의 호기심으로 작품을 구매할 수는 있겠지만, 그들과 브랜드 또는 작품으로서의 깊은 유대 관계를 형성하기는 어렵다.반면 '밸런스 오브 파워' 같은 메인스트림을 목표로 하는 소규모 작품의 경우, 감독 뿐만 아니라 배우들 모두 훌륭한 태도로 극에 참여한다. 다만 이를 우리 장르에 비추어 봤을때, 배우들은 결국 메인스트림을 목표로 하기에 장기적으로는 서로의 의도가 맞지 않을 수 있고, 이는 결국 시간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 더군다나 지나치게 긴 작업 기간 역시 문제가 되는데, 작업 기간은 곧 제작비와 비례하므로 인풋 대비 아웃풋이 맞지 않을 수 있다. 그렇기에 메인스트림 진출이 아니라 슈퍼히로인 장르를 비즈니스로 정할 경우,  짧고 빠른 시간 안에 작업을 완료해야만 한다.이 비즈니스는 소비자의 니즈와 욕구를 신속하게 충족시키는 데 가장 큰 중점을 두기 때문에, 노출에서 제약이 없는 성인 배우들과 협업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 방향이지만, 이들이 메인스트림을 목표로 하는 배우들과 동일한 연기력과 태도를 가지고 있다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아닌 배우도 있지만 경험해본 바로는 대개 그렇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빠른 시간 안에 가능한 많은 작업을 함께해서 서로 간의 성향을 파악하고 작품의 방향을 조금씩 수정해 나가는 것이 맞다. "이 작품에서 나는 무엇을 배워야 하나" 이제 이 작품을 우리만의 관점에서 분석해보고, 나와 같은 제작자가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는지 살펴보겠다.먼저 작품의 구조를 살펴보면, 영화의 시작부터 이미 스티브는 납치된 것으로 나온다. 스티브가 납치되는 과정 같은 불필요한 장면은 과감히 삭제함으로써, 원더우먼의 이야기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게 되었다. 원더우먼이 스티브를 구출하러 출동하고 악당들이 졸개들을 이용해 막으려 하지만 역부족이다. 이 부분에서 원더우먼의 강함을 강조함으로써 관객의 몰입을 높일 수 있다.악당이 준비한 비장의 무기로 결국 원더우먼을 굴복시키고 원더우먼이 쓰러지게 된다. 이는 앞선 원더우먼의 강함을 보여주는 장면들과 깊은 대조를 이루어내며, 관객에게 강렬한 카타르시스를 제공한다. 이후 원더우먼이 자신의 올가미에 묶여 연인인 스티브 앞에서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는 장면은 관객의 쾌감을 한층 더 높이는 데에 기여한다. 앞서 강력한 무기로 물리적으로 원더우먼을 굴복시켰다면, 이번 장면에서는 원더우먼에게 심리적 고통을 안겨줌으로써 깊은 카타르시스를 끌어내는 것이다.이 단계까지 극이 진행되면 관객의 흥분은 절정에 이르고, 이후에는(원작에는 없지만) 농도 짙은 베드씬을 추가해서 관객의 욕구를 해소시켜 준다면, 장르로서 우리의 역할을 다한 것이다. 음식으로 비유하자면, 메인 디시 이후에 완벽한 디저트까지 제공한 것과 마찬가지로, 이 방식이 나에게 있어서 가장 이상적이고 완벽한 요리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나와 다른 요리사는 내가 생각하는 디저트를 메인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오로지 디저트만 주는 요리사도 있을 것이다. 맞다 틀리다는 중요하지 않다. 세상에는 다양한 요리와 방식이 있는 법이니까.이 작품에서 또 하나 강조하고 싶은 점은 로케이션의 활용이다. 작품 속에서는 뒷골목의 길거리, 카페, 사무실 등 다양한 장소가 등장하지만, 메인 서사인 악당들과의 대결 및 원더우먼의 위기 장면을 유발하는 적들의 아지트는 세트 (혹은 오픈세트)로 구성되어 있다. 말하자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콘텐츠이자 가장 많은 서사를 담고 있는 장소는 철저히 통제가 가능한 곳에서 촬영되었다는 이야기이다. 통제가 어려운 야외 로케이션보다는 세트장이 우리 장르에 더 적합한 이유가 있다. 수영복과 다름없는 코스튬을 입고 진지한 자세로 악당과의 대결 후 베드씬을 찍어야 한다면, 결국 세트장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는 것이다. "마치며"2006년에 제작된 이름 없는 독립영화를 통해 우리 장르가 가져야 할 가치를 발견하는 시간을 가볍게 플어 보았습니다. 이 작품은 장르로서 완벽한 스토리와 딱맞는 스케일을 가지고 있었고, 감독과 배우들의 태도 역시 훌륭했습니다. 사실 이 정도 수준만으로도 이미 우리 장르에선 블록버스터급이라 할 만큼 충분합니다."밸런스 오브 파워"가 의도치 않게 우리 장르에 대한 미래를 제시했다면, 다음 편에서는 좀 더 현실적이고 실제적인 업계의 작품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Wildkat
2023-12-29
[칼럼] 나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준 작품들 Part 2 / The works that influenced me the most part 2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우리 장르에선 짧고 빠른 시간 안에 작품을 양산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것이 중요한 성공의 열쇠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저 빠르게만 만드는 것이 아닌 그 속에서 고객이 납득할 수 있는 디테일(작품의 내러티브, 캐릭터, 미술, 소품 등)이 살아있어야 하는데, 그것은 말처럼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에게 이러한 기준점을 충족시켜주는 레퍼런스 같은 작품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오늘 소개할 크리스티나 카터(Christina Carter)의 원더우먼 XXX (2012)이다.이 작품은 나에게 "어떻게 독립 서브컬처 성인 영화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라는 끊임없는 고뇌에 대한 답이 되어주었고, 나는 이 작품을 레퍼런스 삼아 '원더우먼 GOLD'를 만들 수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앞으로 만들어질 나의 미래의 작품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이기에 나는 이 작품을 총괄 프로듀서의 입장에서 비즈니스적인 관점으로 바라보고 여러분께 소개해 보는 시간을 가질 것이다. 1. 캐릭터 원더우먼 / 다이아나 프린스 - 크리스티나 카터 (Christina Carter)미네르바 - 파리스 케네디 (Paris Kenndy)스테파니 트레버 - 타샤 레인 (Tasha Reign)아마존 스피릿 - 랜디 무어 (Randy Moore)원더우먼 XXX에는 오직 4명의 배우(캐릭터)만 등장하고 이외에는 흔한 엑스트라 한 명 나오지 않는다. 아마존 스피릿 역으로 나온 랜디 무어 같은 경우, 일종의 카메오로 에피소드 4에서만 잠깐 등장하기 때문에 사실상 크리스티나 카터, 파리스 케네디, 타샤 레인 이 세 명의 배우가 대부분의 러닝타임을 담당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타사 레인을 제외한 나머지 세 명의 배우들은 다른 작품에서 모두 원더우먼 역할을 맡은 재밌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6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진 작품에 4명의 등장인물만 나오면 지루하다고 생각하겠지만 그렇지 않다. 오히려 이것이 불필요한 내러티브나 인물을 쳐낸 과정이라 할 수 있고 오롯이 장르의 본질과 관객의 니즈에만 집중한 선택이라 볼 수 있다. 무엇보다 가뜩이나 빠듯한 제작비를 운영해야 하는 제작자의 입장에서는 엑스트라 섭외 등의 추가적인 지출을 아낄 수 있으니 쓸데없는 부분에 힘을 뺀 현명한 프로덕션 운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2. 스토리 국가에 배신당한 전 과학자 미네르바(파리스 케네디)는 국가를 상대로 테러를 실행하기로 결정하고 자신의 계획에 가장 방해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안보국 IADC의 수장 스테파니 트레버(타샤 레인)를 납치하게 된다. 트레버의 납치 소식을 들은 다이아나는 스테파니를 그리고 세상을 구하기 위해 원더우먼으로 변신해 출동한다. 간결하면서 전 세계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스토리라인이고 이것이 지난 칼럼에서 얘기한 우리 장르의 베스트 스토리이다. 이렇게 해야 관객의 쉬운 몰입을 끌어낼 수 있고 로컬을 넘어 글로벌 마켓으로까지의 진출이 가능하다.  앞서 캐릭터에서의 예시처럼 우리 장르가 메인스트림과 상반되는 재밌는 점이 몇 가지 있는데, 그중 하나가 지금과 같은 내러티브의 전개 방식이라 할 수 있다. 메인스트림에선 클리셰가 많을수록 진부하다고 욕을 먹지만 여기선 그 반대이다. 오히려 클리셰대로 진행되어야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게 우리 장르의 특징이랄까. 그 이유는 장르를 다루는 방식에 있는데, 다수의 공감과 재미를 추구하는 방식이 메인스트림이라면 우리는 철저히 관객과 1:1로 만나 호흡하기 때문이다. 이는 소설이나 고전 게임을 떠올려보면 이해하기 쉬운데, 텍스트로만 이루어진 소설이나 한낱 도트로 이루어진 고전 게임이 유저의 상상력과 더해지는 과정을 생각해 보라. 그저 활자와 낮은 비트의 그래픽이 유저의 상상 안에서 어우러져 눈물을 쏙 빼놓을 수도 있는 것이고, 이는 우리 장르에서도 똑같이 적용된다. 작품과 유저의 상상력이 합쳐졌을 때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 우리 장르고 그러기 위해서는 예측 가능한 상황이 예측 가능한 때에 나와주어야 한다.(재밌는 영화나 넷플릭스를 보고 가족과 애인에게 소개하여 같이 공감하며 즐길 수 있겠지만, 지극히 사적인 영역인 우리 장르를 그것과 같은 방식으로 소비할 순 없다. 장르를 만드는 제작자라면 반드시 이 차이를 인지해야만 한다.) 3. 상황 내가 우리 장르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3대 요소가 있는데 바로 "캐릭터, 상황, 공간"이다. 앞뒤가 척척 맞아떨어지는 깔끔한 스토리보다는 순간과 우연이 존재하는 상황과 공간이 관객의 상상을 자극하고, 이것이 나에게 있어서 적어도 스토리보다 먼저 고려해야 할 대상이라고 생각한다. 원더우먼 XXX에서는 미네르바가 스테파니 트레버를 납치하고 (스티브 트레버를 남성에서 여성으로 바꾼 것도 재밌다) 원더우먼이 스테파니를 구하기 위해 미네르바와 맞서게 된다. 미네르바는 매드 사이언티스트라는 설정답게 자신이 직접 개조한 레이저건이나 신체를 강화하는 기계장치로 원더우먼과 맞서보지만 이것들은 전능한 원더우먼 앞에 소용이 없다. 물리적인 공격이 통하지 않자 미네르바는 스테파니를 세뇌해 원더우먼을 사로잡게 하고 스테파니를 공격할 수 없는 원더우먼은 결국 미네르바에 사로잡히게 되어 고문과 농락 끝에 무너져 내리고 만다.이렇듯 원더우먼 XXX에서 보여준 내러티브의 전개 방식이 스토리 보다 상황을 우선시하는 장르의 특성인 것이고 내가 우리 장르에서 추구하려는 방향과 일치한다.4. 미술 및 로케이션 (세트) 앞서 장르의 3대 요소 중 캐릭터와 상황을 살펴봤으니 이제 마지막으로 공간(로케이션 및 세트)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일반 영화 세트> 메인 스트림 영화나 드라마의 세트장은 최대한 현실과 구분이 안 가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쉽게 말해 세트티가 나지 않으면 않을수록 좋은 것이기 때문에 많은 돈과 시간(노동력)을 필요로 한다. <한국 성인 영화>애초에 세트촬영이란 개념은 따로 없고 대부도 등지의 펜션을 하루 빌려 촬영한다. 미술이라 할 것은 없고 렌트한 시간 안에 허겁지겁 촬영하기 바쁘다. <원더우먼 XXX>아마도 캘리포니아 등지의(포르노 촬영이 용이한) 세트장을 렌트해서 촬영했을 것이다. 리얼리티보다는 인물에 집중할 수 있는 연극적 세트 구성을 선택했다.  원더우먼 XXX는 다른 것도 잘했지만 공간, 그중에서도 세트 미술을 참 잘했다. 마치 심연과도 같은 검은 배경에 각 로케이션에 맞는 키포인트 아이템을 주어 특정 공간 만의 느낌을 살렸다.  나는 이 작품을 보고 '원더우먼 GOLD'의 미술 디자인을 떠올릴 수 있었고 그것 뿐만 아니라 앞으로 만들어갈 나의 전용 세트장의 전반적인 구성을 계획할 수 있었다.공간 파트에서도 역시 우리 장르만의 차이점을 살펴볼 수 있는데, 메인스트림이라면 할 수 없는(하지 않는) 조촐한 세트 구성으로도 극을 완성시키는 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이것의 나에게 주는 의미는 남다른데, 그 이유는 내가 이 장르에 가진 철학적 개념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었다고 봐도 무방하기 때문이다.한국의 성인 배우풀은 미국이나 일본과 비교했을 때 비교하기가 무색할 정도로 그 깊이가 얕다. 하지만 이는 앞서 말한 캐릭터로 커버가 가능하다. 무슨 말이냐 하면, 린다 카터는 그 자체로 아름다운 여성이지만 원더우먼 코스튬을 입지 않는 그녀는 나에게 그 어떤 의미도 지니고 있지 않다. 오로지 원더우먼으로서의 린다 카터 만이 나에게 의미를 가지게 하고 상상하게 만든다. 이것이 캐릭터의 개념이란 것이고 내가 지난 십수 년간 직접 작품으로 실험하고 증명한 것이다.스토리 역시 우리 장르에서 어떻게 전개시켜 나가야 하는지 경험과 반추를 통해 알게 되었다. 메인스트림에서 참고할 부분은 분명 있으나 그 방식과 트렌드를 흉내 내려 해선 안 되며, 그것보다는 순간과 우연이 존재하는 상황(찰나)이 우리 장르에서 더욱 우선시해야 할 것이다.캐릭터와 상황 두 가지 개념은 작품을 직접 만들고 다른 사람들의 작품을 참고삼아 확실히 그 개념을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공간에 대한 부분이 쉽지 않았는데, 딱히 레퍼런스로 삼을만한 작품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앞서 말한 것처럼 메인스트림의 세트 환경은 우리가 흉내 내기조차 어려운 스케일을 자랑한다 (우리의 제작비가 5천만 원이라면, 그들은 소품 하나에 그 금액을 사용할 것이다). 반면 장르에서는 지나치게 엉성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가령 한국 성인 영화를 예로 들면 공간과 미술에서 답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그냥 포기하고 모든 손을 놓아버린 모양새다. (여태껏 국내 성인 영화 바닥에서 스태프로 일하면서 공간에 대해 심도 있게 고민하는 감독을 단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다) 그렇기에 대충 이쁘다고 생각되는 펜션을 빌려 공간은 배제한 채 촬영 한다.나에게 필요한 공간은 메인스트림 처럼 인물에 집중할 수 있게 해주고 시청에 방해가 되지 않으면서도 예산은 우리 장르에 맞는 공간이었다. 말이 안 되는 소리란 걸 알지만 어딘가에는 분명 존재할 레퍼런스를 찾아야 했는데 <밸런스 오브 파워> 와 <원더우먼 XXX>에서 비로소 내가 찾던 답을 찾은 것이다. 마치며 지난 칼럼에서 '론 산티아고' 감독의 <밸런스 오브 파워>로 이상적인 장르의 모습을 이야기했다면, 이번엔 <원더우먼 XXX>로 실제 업계의 작품을 예시로 들어 비즈니스적인 관점으로 풀어보았습니다.두 작품 모두 저에게 깊은 인사이트를 남겼으며 이를 바탕으로 성인 영화 시장의 불모지인 한국에서 어떻게 독립 장르로 버티고 살아남아 토대를 마련해야 할지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기회가 되면 지금과 같은 업계의 이야기를 예로들어 이 장르에 대한 저의 생각과 철학을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TMI재밌는 것은 제가 현실적인 장르의 이상향으로 삼은 크리스티나 카터 여사의 <원더우먼 XXX> 이후의 행보입니다.기존 홈 비디오 형식의 작품에서 큰 변화를 주어 외부 프로듀서와의 공동 작업으로 깔끔한 영화적 연출과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의 <원더우먼 XXX>를 완성했지만, 기존의 방식 대비 지나치게 더딘 작업 기간과(촬영부터 편집 이후의 발매까지가 1년여 정도 걸렸습니다. 에피소드를 6개로 늘리고 늘린 이유가 여기 있었을 거예요. 어떻게든 기회비용을 만회했었어야 했을 테니까요) 높은 제작비 대비 부진한 수익 등의 이유로 다시 이전 홈 비디오 형식의 시절로 회귀하고 맙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크리스티나 카터 여사가 이 지점에서 인내하고 문제를 해결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궁금함이 남아요. 분명 이 장르에 없었던 멋진 스튜디오가 탄생했었을 거라고 보거든요. 
Wildkat
2024-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