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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나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준 작품들 Part 1 / The works that influenced me the most part 1
Wildkat
2023-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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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 산티아노 감독의 2006년도 팬 메이드 중편 작품. 원더우먼 '힘의 균형'

Dear International Fans! In this series, I'm going to write about my thoughts on the genre, but I realized that my English isn't good enough to translate all of my thoughts into English. Most of all, I'm worried that my opinions will be changed. Therefore, I've decided to write this column in Korean only, so if you're not comfortable with that, please use DeepL, Papago, or Google Translate.

 

이 시리즈에서는 제가 어떤 작품에 영향을 받았고, 그로인해 받은 영감을 어떻게 우리 장르에 맞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가장 큰 영향은 단연 오리지널 TV 시리즈 '원더우먼'이겠지만, 각자의 위치와 방향성이 다르기도 하고, 오리진은 일종의 뿌리로서 근본적인 영감과 모티베이션을 얻을 뿐이고 앞으로 제가 만들어 나갈 슈퍼히로인 장르의 세계관과는 동떨어지기에 따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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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 산티아노(Ron Santiano)

 

론 산티아노(Ron Santiano) 감독은 2003년 배틀 오브 저스티스 (Wonder Woman: Battle of Justice)란 단편 작품을 만들고 이후 같은 배우와 설정으로 40분짜리 중편을 만들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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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nder Woman: Balance of Power (2006)

전편인 배틀 오브 저스티스가 주차장에서의 액션씬 위주였다면(사실 액션만 존재하는) 후속편인 밸런스 오브 파워에서는 마치 오리지널 시즌 1의 연장선과도 같은 스토리 라인과 준수한 특수효과 거기에 슈퍼맨 같은 카메오의 출연까지 더해져서 당시의 나에겐 마치 이 장르의 블록버스터 같은 느낌을 주었었다.

론 산티아노 감독이 나와 같은 슈퍼히로인 팬을 위해 이 작품을 만든 것은 아닐 것이다. 그는 이 영화를 통해 상업 영화 감독으로서의 경험을 쌓고, 자신의 능력을 헐리우드 관계자들에게 인정받고자 했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이 작품을 관람하면서 내가 어떤 작품을 창작해야 하는지, 앞으로 우리 장르의 미래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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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는 이렇다. World Inc. 의 사주를 받은 뉴트럴라이저라는 자가 원더우먼을 잡기 위해 스티브를 납치하고 원더우먼은 스티브를 구하려다 함정에 빠져 포로가 된다. 남은 시간 동안 원더우먼은 스티브는 물론 자신도 구출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 얼마나 심플하고 알기 쉬운 내용인가. 우리 장르에서 이 이상의 복잡한 스토리는 필요하지 않다. 영화나 드라마처럼 인간의 깊은 심리를 탐구하고 예상치 못한 반전을 주는 스토리 같은 건 우리에게 적절치 않다. 비디오 게임 'Doom'을 만든 프로듀서 존 카맥(John Carmack)이 비디오 게임에서의 스토리 라인은 포르노의 그것과 같다.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아무 상관없다고 말한 것과 같은 이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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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스토리는 포르노의 그것과 같다. 있으면 좋긴 하지만, 그리 중요하지는 않다."
"Story in a game is like story in a porn movie. It's expected to be there, but its not that important."

 

정말 스토리가 필요 없다는 것이 아니라 "게임은 플레이가 가장 중요하다." 라는 그의 개발 철학을 말하는 것일 것이다. 이는 우리 장르 역시 마찬가지인데, 슈퍼히로인 장르를 제작하기로 했다면, 소비자에게 무엇을 제공해야 할지, 영화의 포커스를 어디에 맞추어야 할지를 알고 있어야 한다.  소비자는 이 장르에서 복잡한 서사 따위 등을 보려고 돈을 지불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메인 스트림에서는 볼 수 없었던 강하고 아름다운 슈퍼히로인 캐릭터와 그로 인해 발생하는 은밀하고 위태로운 상황 안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고자 하는 것이지 어설픈 독립영화를 보러 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터무니없이 적은 예산으로 메인스트림을 모방해 봤자 꼴만 우스워질 뿐이고, 나를 비릇해서 적어도 이 장르에 종사하는 업계 관계자들은 그런 걸 만들 역량도 없는 것이 사실이다. 결국, 소비자는 음지 문화인 서브컬처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는 제작자의 작품에는 지갑을 열지 않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이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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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런스 오브 파워' 에서 원더우먼이 마주치는 '상황'이 흥미로운데, 뉴트럴라이저가 스티브를 인질로 잡아 원더우먼을 함정에 빠뜨릴 계획을 세운다. 원더우먼은 진실의 올가미로 갱단원을 심문하며 스티브를 찾아 나서고, 뉴트럴라이저의 함정에 점점 더 다가가게 된다. 모든 것이 자신을 포획하기 위한 계략임을 알면서도 원더우먼은 영웅으로서, 그리고 사랑하는 이를 구하기 위해 적들이 놓은 함정에 직접 뛰어든다. 원더우먼의 이러한 영웅적인 모습에 관객은 점점 극에 몰입하게 된다.

스티브를 구출하기 위해 열심히 싸우지만 결국 악당에게 사로잡혀 기절하게 되고 자신의 올가미에 묶여 스티브 앞에서 숨겨왔던 본인의 아이덴티티까지 밝히게 된다. 하지만 기지를 발휘하여 결국 악당을 물리치고 스티브와 함께 무사히 탈출한다. 원더우먼이 기절하고 올가미에 묶여 자신의 약점을 적들에게 노출하고 뒤이어 이어지는 스티브와의 로맨스는 마치 제작되지 않은 시즌 1의 연장 에피소드 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과 설정은 전세계의 어느 누구에게나 이해시키기 쉽고, 특히 장르의 매니아들에게는 원작에서는  채울 수 없었던 근본적인 욕망을 해소시켜주기 때문에 그들에게 하나의 작품이자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갖게 해준다.

그렇다면 이 간단하고도 이해하기 쉬운 상황속에서 관객을 몰입시키는 데에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이 무엇일까?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서 가장 큰 것은 바로 '태도'일 것이다. 

감독과 배우 모두 목표가 메인스트림이기 때문에 훌륭한 태도로 작품에 참여한다. 스태프 역시 마찬가지로, 감독의 열정과 비전이 명확해 보인다면 촬영, 조명, 미술 등 어느 누구도 허투로 작업을 하지 않는다. 현장에서의 리더는 감독이며, 리더의 태도가 배우 및 스태프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에 감독이 어떤 태도와 철학으로 작업에 임하느냐가 현장의 태도를 결정한다. 나 또한 지난 십수 년간 작품을 만들어오며 이러한 덕목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앞으로의 작업에서도 심도깊게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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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ips4Sale이나 기타 아마추어 홈비디오 수준의 슈퍼히로인 포르노 작품들을 살펴보면, 소재는 기발하고 훌륭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작품으로서의 최소한의 태도가 부족한 걸 알 수 있다. 이는 관객이 극에 완전히 몰입하지 못하게 되는 결과를 낳게되고, 소비자가 몇 차례의 호기심으로 작품을 구매할 수는 있겠지만, 그들과 브랜드 또는 작품으로서의 깊은 유대 관계를 형성하기는 어렵다.

반면 '밸런스 오브 파워' 같은 메인스트림을 목표로 하는 소규모 작품의 경우, 감독 뿐만 아니라 배우들 모두 훌륭한 태도로 극에 참여한다. 다만 이를 우리 장르에 비추어 봤을때, 배우들은 결국 메인스트림을 목표로 하기에 장기적으로는 서로의 의도가 맞지 않을 수 있고, 이는 결국 시간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 더군다나 지나치게 긴 작업 기간 역시 문제가 되는데, 작업 기간은 곧 제작비와 비례하므로 인풋 대비 아웃풋이 맞지 않을 수 있다. 그렇기에 메인스트림 진출이 아니라 슈퍼히로인 장르를 비즈니스로 정할 경우,  짧고 빠른 시간 안에 작업을 완료해야만 한다.

이 비즈니스는 소비자의 니즈와 욕구를 신속하게 충족시키는 데 가장 큰 중점을 두기 때문에, 노출에서 제약이 없는 성인 배우들과 협업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 방향이지만, 이들이 메인스트림을 목표로 하는 배우들과 동일한 연기력과 태도를 가지고 있다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아닌 배우도 있지만 경험해본 바로는 대개 그렇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빠른 시간 안에 가능한 많은 작업을 함께해서 서로 간의 성향을 파악하고 작품의 방향을 조금씩 수정해 나가는 것이 맞다. 

"이 작품에서 나는 무엇을 배워야 하나"

 

이제 이 작품을 우리만의 관점에서 분석해보고, 나와 같은 제작자가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는지 살펴보겠다.

먼저 작품의 구조를 살펴보면, 영화의 시작부터 이미 스티브는 납치된 것으로 나온다. 스티브가 납치되는 과정 같은 불필요한 장면은 과감히 삭제함으로써, 원더우먼의 이야기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게 되었다. 원더우먼이 스티브를 구출하러 출동하고 악당들이 졸개들을 이용해 막으려 하지만 역부족이다. 이 부분에서 원더우먼의 강함을 강조함으로써 관객의 몰입을 높일 수 있다.

악당이 준비한 비장의 무기로 결국 원더우먼을 굴복시키고 원더우먼이 쓰러지게 된다. 이는 앞선 원더우먼의 강함을 보여주는 장면들과 깊은 대조를 이루어내며, 관객에게 강렬한 카타르시스를 제공한다. 이후 원더우먼이 자신의 올가미에 묶여 연인인 스티브 앞에서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는 장면은 관객의 쾌감을 한층 더 높이는 데에 기여한다. 앞서 강력한 무기로 물리적으로 원더우먼을 굴복시켰다면, 이번 장면에서는 원더우먼에게 심리적 고통을 안겨줌으로써 깊은 카타르시스를 끌어내는 것이다.

이 단계까지 극이 진행되면 관객의 흥분은 절정에 이르고, 이후에는(원작에는 없지만) 농도 짙은 베드씬을 추가해서 관객의 욕구를 해소시켜 준다면, 장르로서 우리의 역할을 다한 것이다. 음식으로 비유하자면, 메인 디시 이후에 완벽한 디저트까지 제공한 것과 마찬가지로, 이 방식이 나에게 있어서 가장 이상적이고 완벽한 요리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나와 다른 요리사는 내가 생각하는 디저트를 메인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오로지 디저트만 주는 요리사도 있을 것이다. 맞다 틀리다는 중요하지 않다. 세상에는 다양한 요리와 방식이 있는 법이니까.

이 작품에서 또 하나 강조하고 싶은 점은 로케이션의 활용이다. 작품 속에서는 뒷골목의 길거리, 카페, 사무실 등 다양한 장소가 등장하지만, 메인 서사인 악당들과의 대결 및 원더우먼의 위기 장면을 유발하는 적들의 아지트는 세트 (혹은 오픈세트)로 구성되어 있다. 말하자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콘텐츠이자 가장 많은 서사를 담고 있는 장소는 철저히 통제가 가능한 곳에서 촬영되었다는 이야기이다. 통제가 어려운 야외 로케이션보다는 세트장이 우리 장르에 더 적합한 이유가 있다. 수영복과 다름없는 코스튬을 입고 진지한 자세로 악당과의 대결 후 베드씬을 찍어야 한다면, 결국 세트장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는 것이다.

 

"마치며"

2006년에 제작된 이름 없는 독립영화를 통해 우리 장르가 가져야 할 가치를 발견하는 시간을 가볍게 플어 보았습니다. 이 작품은 장르로서 완벽한 스토리와 딱맞는 스케일을 가지고 있었고, 감독과 배우들의 태도 역시 훌륭했습니다. 사실 이 정도 수준만으로도 이미 우리 장르에선 블록버스터급이라 할 만큼 충분합니다.

"밸런스 오브 파워"가 의도치 않게 우리 장르에 대한 미래를 제시했다면, 다음 편에서는 좀 더 현실적이고 실제적인 업계의 작품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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